정암 탐정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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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에서 고양이 찾기는 백사장에서 바늘 찾기?

4일 전에 고양이를 이동장에 넣어서 잠깐 아파트 광장으로 데리고 나왔는데 이동장의 지퍼가 조금 열린 틈으로 빠져나와서 쏜살같이 달려가서 사라졌다는 고양이. 지난 4일 동안 집사님 가족이 총출동해서 주변을 샅샅이 뒤져봤지만 고양이를 찾을 수 없으니 꼭 좀 찾아달라는 집사님의 간절한 전화를 받았다. 4일 전에 탈출했으면 오늘이 실종 5일차. 골든 타임을 이미 지났고 아파트 바로 옆은 완전 시골의 풍경이고 야산과 붙어있다. 잡목 지대와 풀숲이 아주 광활하게 우거져 있어서 고양이를 찾기에는 난이도가 거의 최상급으로 어려운 환경.

일단 고양이가 최종 어디론가 사라진 장소 부근의 아파트 곳곳을 수색했지만 고양이의 흔적은 찾을 수가 없어서 실종된 지 이미 5일이나 됐기 때문에 아파트를 벗어났을 수도 있겠기에 아마트 밖의 풀숲과 야산을 수색하기로 결정. 빽빽하게 우거진 풀숲을 1시간 넘게 수색했으나 별다른 소득이 없었고 야산 입구에 있는 식당들의 뒷마당과 데크 아래 그리고 식자재 창고 등을 긴 시간 동안 수색했지만 역시 소득 없이 헛고생..

이어서 야산 입구에 있는 폐건물의 창고와 데크 하부를 살펴봤지만 역시 꽝! 여기저기 무성하게 우거져있는 풀숲을 계속 살펴보며 범위를 넓혀갔지만 거의 한강에서 바늘 찾기 같은 느낌이다. 그래도 실망하지 않고 곳곳에 있는 창고와 비닐하우스 그리고 무성한 풀 속을 인내심을 갖고 집중해서 살펴 나갔다.

고양이 찾기 위해서는 인내심과 집요함과 꼼꼼함이 필수!

수색 시작한 지 거의 3시간이 돼가는 시점. 범위를 조금 더 넓혀서 산으로 올라가는 길의 중턱에 있는 빽빽한 풀숲을 뒤지기 시작했고 드디어 나의 초정밀 현미경 수색이 결실을 맺는 기적과 같은 순간이 왔다. 바닥에 무릎 꿇고 엎드려서 빽빽한 나뭇가지 속을 현미경 보듯이 샅샅이 살펴보던 중 안쪽 깊은 곳에 어렴풋이 보이는 누런색. 머리를 바짝 대고 나뭇잎을 제치고 자세히 봤더니 살짝 보이는 진노란색. 혹시 고양이?

백사장에서 바늘 찾기 성공~~ 그러나ᆢ ㅠ

풀 속에 머리를 바짝 들이밀어서 자세히 봤더니 고양이 털이 분명하다. 집사님네 고양이라는 확신이 들었고 바로 집사님에게 고양이 찾았다고 전화로 알렸더니 집사님 모녀가 번개같이 달려왔는데 고양이가 숨어있는 틈 사이를 알려줘도 찾아내지를 못한다.ㅎ 한참 만에 고양이 위치를 알아낸 집사님 모녀가 나지막이 고양이 이름을 불러보며 유인을 했지만 안타깝게도 고양이가 수풀 속으로 더 파고들더니 급기야는 가지치기를 해서 잔뜩 쌓아놓은 소나무 더미 사이로 숨어서 더 이상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소나무 더미 사이로 깊숙이 숨어서 모습이 보이지 않는 고양이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어쩔수없이 소나무 가지들을 하나씩 들어서 옆으로 옮길 수 밖에 없다.

네가 아무리 도망가봤자 내 손바닥 안이다.

인내심을 갖고 잘린 소나무 가지들을 하나하나 들어서 걱정 없이 옆으로 옮겨 쌓아가고 있던 중 고양이가 후다닥 튀어 나와서 멀리 달아나버렸다. 허탈~~~ 마음을 가다듬고 고양이가 달아난 방향의 비닐하우스 내부와 풀숲을 차근차근 다시 수색해 나가며 30여 분이 지났을 때 도로변의 컨테이너 박스 아래 깊숙한 곳에 숨은 고양이를 다시 찾아냈다.

컨테이너 박스 하부의 틈 속의 잡동사니 물건 뒤에 납작 엎드려 있어서 보이지가 않는데 한쪽 귀가 살짝 보여서 극적으로 간신히 찾아냈다. 모든 틈들을 완벽히 막아서 탈출을 못 하게 만든 다음 긴 시간 동안의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포획하는데 성공했고 벅찬 기쁨에 집사님 모녀는 눈물을 흘리며 환호성을 높이고 깡총깡총 뛰며 난리가 났고 나에 대한 찬사가 쏟아진다 <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진짜 대단하세요! 최고예요 ~~> 5시간 만에 포획 성공한 고양이. 수색하느라 고생 많이 했지만 찾아내기 어려운 곳에 숨은 고양이를 끈기와 집요함 그리고 꼼꼼함으로 결국에는 찾아내서 구조 성공해 내니까 기쁨과 보람도 크다. 고양이 탐정으로서 자부심도 가득해지고 모두에게 행복 충만한 날이다.

​고양이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