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랜드 v 부천 직관 후기! 골탐정 호난! 진실은 언제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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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2 2023 14라운드 서울이랜드FC 대 부천FC1995 전을 보러 목동운동장 목동레울파크에 다녀왔다. 올해는 뭐 아직 돈을 왕창 벌고 있다 할 만한 때가 아니므로 장거리 원정은 가급적 자제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창단 팬 파운더스로서 시즌티켓을 끊은 홈경기는 웬만해서는 다 가려고. 특히 상대가 우리랑 상성이 너무나도 안 좋기로 유명한 부천이라면 말이다. 깔깔깔깔
상성? 그렇다. 마치 포켓몬과도 같은 상성이 서울이랜드FC에는 있다. FC안양을 상대로는 지난해 드디어 1135일 만에 승리를 따내봤고 그마저도 홈에서 이겨봤을 뿐 원정을 가서는 2015년 10월 이후 여전히 승점 3점을 얻어본 바가 전혀 없을 만큼 막막하기 짝이 없거든. 반면 부천과 만날 때는 이보다 반가울 수가 없다. 부천이 2부리그 붙박이 중상위권 팀으로서 전혀 약한 팀이 아닌데도 우리와 마주하기만 하면 도통 맥을 못 춘다. 특히 2021년부터 그 이후가 압권이라니까. 4-0 승, 1-1 무, 1-2 패, 3-0 승, 0-0 무, 1-1 무, 0-0 무, 3-0 승, 6-0 승, 1-0 승... 그리고 이번 토요일을 맞이하는 거였다. 어마어마하지 않아? 그래도 부천은 앞서 말했듯 만만히 봐서는 안 될 무시무시한 녀석들이었으니 긴장감도 품은 채 목동레울파크로 한 발 한 걸음 이동해왔다. 이기거나 비겨 승점을 따더라도 클린시트는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었다.
이 날은 왠지 일찍 목동레울파크에 가고 싶었다. 이번 홈경기는 뉴발란스 데이라고 해서 뭔가 선착순으로 준다고 하는 게 많더라고. 하지만 도착 후 이내 느꼈다. 어... 음... 그냥 두 시간 전 말고 한 시간 전에 와도 충분했겠다...?! 뉴발란스 로고와 우리 마스코트 레울 & 레냥이 그려진 스티커...는 내가 스티커 붙이기를 별로 안 좋아하기 때문에 별 필요가 없었고. 뉴발란스 러닝화를 신고 코스를 완주하면 선물을 준다던 이벤트는 알고 보니 그냥 신상 신발을 신고는 포토월 앞에서 달리기 포즈를 취하기만 하면 끝인 이벤트였어서 설렘이 팍 식어 재미가 없어졌다. 남은 거리라고는 뭐 응원용 클래퍼에 각자 응원문구를 적고 초대형 물티슈 같은 스포츠타월 하나 받는 게 끝이었다. 흠... 헛... 일찌감치 슥 와서 머리에 남은 기억이라고는 솔직히 아이스링크 쪽 주차장에서 열린 전국노래자랑 양천구 편 녹화였다. 와우 아 물론 사람들이 없을 때 먼저 와서 좋은 점은 또 있다. 푸드트럭에서 제공하는 식사를 줄을 서지 않고도 주문해서 뙇 옴뇸뇸할 수 있다는 부분이다. 이번에는 달콤 닭강정 미디엄 사이즈를 하나 사서 맛있게 저녁을 해치웠고 곁들일 음료로는... 블랑을 마셨다! 오오 작년에는 하이네켄 라거 하나밖에 없어서 조금 심심한 편이었는데 이제 CU가 들어오면서는 카스뿐만 아니라 블랑과 호가든도 매대 냉장고에 진열돼 있음을 두 눈으로 확인했다. 축구장에서는 역시 맥주고 이왕 맥주 마실 거 다양하게 즐기는 편이 더 좋잖아!? 각종 생맥주를 종류별로 바로 컵에 담아 마실 수 있던 창단 초초창기 때처럼은 아니어도 이 정도는 충분히 만족할 만하다.
이 날 경기는 또 웬 일로 IB스포츠나 생활체육TV가 아닌 채널A플러스에서 중계했다더라고. 그래서인가 안 보던 방송용 커다란 카메라가 우리 앞에 떡 하니 있어서 무슨 일인가 했다. 문제는 이 카메라 역시 안 와보던 공간이던 터라 팬들의 이동 동선을 완전히 가로막는 데에 먼저 자리를 잡았다가 경기 시작 전 뒤늦게 장정 셋이 붙어서 부랴부랴 옮겼다는 사실이었다. 방송 카메라는 소 잃기 전 외양간 고치기를 했고 우리 구단은 소를 잃고 더 잃기 전에 외양간 고치기를 뒤늦게 마쳤다. 아니 웬 부천 팬분들이 푸드트럭에서 먹을 걸 사고는 너무나도 유유하게 우리 팬들이 자리한 곳을 지나서 원정석으로 가는 거야. 반대로 원정석에서 우리 쪽 매점을 이용하려고 라인을 넘어 들어오는 원정팬도 있었고 푸드트럭에서 먹을 걸 사고 아예 원정석과 가까운 가장자리에 앉으려다 안전요원의 제재를 받고 몇 마디 주고받은 끝에 고개를 갸웃하며 원정석으로 넘어가는 이도 보였다. 이게 뭔 일이지 싶어 우리는 어리둥절했고 나는 구단 인스타그램에 디엠을 보내 현재 상황이 이렇다 조치를 취해달라 남겨놨지. 이러니까 나중에 경호원 측에서 통로 사이에 바리케이드를 들고 와 탁 막아버리더라. 이 후속조치가 제대로 이뤄진 시간대는 하프타임즈음이었다만 그래도 해주신 게 어디냐. 경기 시작 전 우리 치어리더 레울걸스는 축하무대로 이걸 추시더라고. 예에에전에 많이 들어본 노래인데 흠 이게 요새 다시 유행하나요??? 아시는 신세대는 댓글 좀 부탁드립다잉.
이렇게 살짝은 헛헛하게 약간은 어수선하게 시작된 전반전...은 더 어질어질했다. 부천도 외국인선수 하모스와 카릴 정도 빼고는 그다지 인상 깊은 선수들이 없었는데 서울이랜드는 더 그랬다. 저번 경기 후 인터뷰에서 박충균 감독에게 디스를 맞은 브루노는 이번 경기에서도 (아니아니 뒷 경기로 가면 갈수록!) 중원에서 혼자 겉도는 모습이었고 유정완과 반토안은 머리를 흩날리며 여기서도 저기서도 열심히 개같이 뛰는데 개같게도 실속은 없었고 측면에서 차승현과 변경준은 뭔가 뒷공간을 뚫어보려고는 하는데 자꾸만 찔러넣는 패스가 길거나 상대 수비의 몸빵을 버티지 못하고 날아오는 공을 놓치기만 했다. 이렇게 45분이 반복되기만 할 따름이었다. 그나마 뒷문이 안정적이어서 더 큰일은 모면하고 살았다고 봐야 한다. 이상민-김원식 3선 조합은 과거 김선민-김원식 조합보다 한층 단단한 경기력을 나타내는 듯했고 김민규-이인재 센터백 라인 또한 큰 문제없이 든든했다. 문정인의 슈퍼세이브도 나름 아차 할 때 보여줬고 말이다. 문제는 이재익인데 정말 안 풀린다 싶을 만치 또 경기 도중 이탈하는 일이 생기고 말았다. 저번에는 퇴장을 당해 못 나왔지만 이번에는 잔디밭에 잘못 발을 디디면서 휙 넘어졌는지 그렇게 그대로 쓰러지며 부상을 당한 거였다. 결국 40분 만에 조동재와 교체 아웃돼 카트에 실려 나갔... 제발 큰 부상은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아니 그리고 부천 원정석은 왜 선수가 넘어져서 부상인지 아닌지 걱정되는 타이밍에도 계속 자기네들 응원을 하느라 바쁜 걸까? 이기고 싶은 마음이야 알겠다만... 휴 모르겠다.
하프타임에는 어린이 댄스 팀 위니티의 무대가 꾸며졌...다만 나는 전반전 때 방방 뛰고 정신을 못 차리느라 무슨 곡에 무슨 안무를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ㅜㅠㅋ 하지만 하나는 절대 잊을 수 없다. 춤이 다 끝나고 이 파트너들은 현수막을 펼치면서 또박또박 "서 울 이 랜 드 F C 파 이 팅 !"을 외쳤기 때문이다. +ㅁ+ 우리 팀 이름을 이렇게 풀로 하나하나 또박또박 다 불러준 이가 그 누가 있었나. 서울만 붙여줘도 다행이지 아예 순서도 다 틀려서는 FC이랜드라고 적힌 종이쪼가리도 보고 그랬다고. -_-... 그러나 저 친구들은 분명 올바르게 배운 친구들이었다! 아이들의 공연을 보며 "아이고 쟤네 공부는 착실히 하면서 연습하는 걸까?" 걱정하던 한 형님에게 말미에 내가 이렇게 말씀드렸다고. "보셨죠! 배운 친구들이에요. 공부 열심히 할 줄 안다니까요!"
후반 들어 박충균 감독은 변화를 꾀했다. 반토안을 빼고 호난을 투입한 거였다. 박충균 감독의 축구가 또 좋은 점이 이 선수교체 카드를 규칙적으로 쓰지 않는다는 면이다. 이제 김천상무 감독으로 적을 옮긴다는 정정용 감독은 망할 공식이라도 있나 선수교체 방법이 딱딱 정해져 있었거든. 후반 시작하자마자 김인성 투입, 후반 중간에 많이 뛴 미드필더 교체, 후반 막판에 최전방 전봇대+뚝배기 배치... 매 경기 무한반복... 축알못인 내 눈에도 저 감독 또 똑같은 수 쓴다고 눈에 띄는구만 P급 라이센스를 획득한 다른 상대팀 감독들은 얼마나 기가 찼겠어? 하지만 박충균 감독은 다르다. 이어 그의 선택은 옳았음이 증명됐다. 흔한 말로 '용병술이 통했다!'고 하잖아. 바로 그 장면이 71분과 86분에 각각 펼쳐졌다. 바로 호난의 멀티골로 말이다. >3< 호난은 71분 코너킥 세트피스 상황에서 아아주 화끈하게 위에서 아래로 직선으로 파악 꽂히는 헤더 골을 성공시켰고 86분에는 VAR 끝에 얻은 페널티킥도 여유롭게 집어넣으며 높이 뛰어올라 포효했다. 와 말도 안 돼 두 경기 연속 멀티골을 올리는 선수가 우리 팀에 있다니!! 와 말도 안 돼 두 경기 연속 멀티골을 올리는 선수가 우리 팀에 있다니!! 2-0 스코어를 만드는 데 공을 세운 든든한 조력자로 조동재도 언급하고 싶다. 이 경기에서 생일을 맞이하기도 한 그는 비록 계획과는 다른 형태로 교체 출전했으나 측면에서도 중앙에서도 활달하게 곳곳을 오가며 공을 공급해 제몫을 톡톡히 해냈다. 물론 김정환도 박창환도 교체로 들어와 팀의 에너지 레벨을 고스란히 지켜줘서 부천을 압박했고 말이다. 부천은 뭐 ㅋㅋㅋㅋㅋ 70분에 투입된 박호민이 순식간에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하고 멘탈에 스크래치가 났는지 벤치클리어링도 나오는 등 여러모로 좋지 않은 마무리를 보였다.
경기는 이렇게 승 무 패 승 무 승 그리고 또 2-0 승리를 거두며 괴력갓랜드 킹갓황랜드 서울이랜드가 웃음지으면서 끝이 났다. 세상에 최근 다섯 경기 스코어를 합산할 때는 무려 12-0이라는 결과가 나온다. 상성 미춌따이! 아아 다음 FA컵 16강 광주FC 전도 K리그2 다음 라운드 안산그리너스 전도 가고 싶어서 어쩔 줄 모르겠다. 일단 오늘은 오늘의 일을 하고 당일이 다가올 때 슬슬 생각해보자. 좋은 주말 보내십쇼!!! 오예
끝 사진은 뉴발란스 데이라고 원년 시즌 첫 뉴발 원정 유니폼을 가져온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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