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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링 센데이/그레이엄 스위프트 지음/ 제인은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었다. 우선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되어야 누군가가 되는게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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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6-01-10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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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란 쿤테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과 니체의 영혼회귀 신화는 마음 속에서 반목하고 있었다. 영혼한 반복과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 인생에 대해 혼돈함은 머리 속에서 맴돌았다. 파르메니데스는 "모든 모순 중에서 무거운 것, 가벼운 것의 모순이 가장 신비롭고 가장 미묘한 모순이다 " 라고 표현한다. 미묘한 모순 중 자신은 어느 쪽으로 향해야 할까? 가볍고 날아갈 듯한 부피 없는 얇은 세권의 책을 골랐다. 그 중 한권을 집어들었다. 《마더링 선데이》는 166 쪽의 얇은 책이다. 이언 매큐언과 줄리언 반스와 함께 저자 그레이엄 스위프트는 영국에서 영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다. 그의 작품은 인간의 내면과 본질을 탐구하며, 원인과 결과를 예리하게 꿰뚫어 울림을 준다. 당시 사회의 면면을 보여주는 신분과 계급의 차이, 문화와 취향과 장신구와 이니셜등의 실생활과 그들의 취향을 통해 시대상을 엿볼 수 있다.그 시대에는 하녀가 있었고 유모가 엄마를 했다. 제인의 인생 전체를 구성하는 서사로 한 작가의 탄생과 성장과 죽음에 이르는 98세까지의 삶에 대한 통찰력과 상상력으로 이어진다. 고아,하녀,창녀, 3월의 따뜻한 마더링 선데이 날의 폴과의 행위, 서점의 직원인 된 후 타자기를 얻게 되며,결혼,결혼 후 남편의 죽음은 그녀가 작가가 되는 이유가 되었고 유명 작가가 되는 요인이 되었다.

힐스테이트 송도 더 스카이 45층 . 52 스카이라운지 (스타벅스)

그녀는 인터뷰를 하며 자신이 작가가 되게 된 계기와 요인들을 세 가지 꼽는다. 지금부터 100년 전 자동차보다 말이 흔하던 시절, 말이 어디론가 사라진 자리를 자전거가 대체하고 있었다. 폴이나 홉데이 양 같은 부유한 부류의 젊은이에게는 차가 있기 마련이다. 폴은 변호사가 되기 위해 법학을 공부하고 있었다. 그는 경마로 많은 돈을 탕진했고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 귀족이자 상류사회 자녀인 홉데이 양과 2주 후 정략 결혼을 해 런던에서 살 예정이었다. ​ 제인은 작가가 된 후 여든이나 아흔쯤에 질문을 몇 번 받기는 했지만 , 공식 인터뷰에서 젊은 시절을 돌이켜 봤을 때 삶의 초반부에는, 자기가 확실히 창녀로 살았던 게 맞다고 생각했다. 물론 실제도 그렇게 말한 적은 없다. 고아이자, 하녀이자, 창녀로 살았다고 말이다. 성교는 동물이나 하는 짓이다. 결혼 서약을 하고 하인의 시중을 받으며 진행 방법를 밟아 행동하는 귀족의 지위를 가진 사람이 할 법한 행동은 아니다.
제인에게는 상류 사회에 들어간 자격이 없다. 제인은 폴의 아내도 아니었고,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었다 ​ 첫번째 로 그녀는 부모가 없는 고아로 태어나 백지 상태였고 보육원 앞에 버려진 업둥이다 .우선 그녀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되어야 누군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냐고. ​

저는 아버지나 어머니를 전혀 알지 못했어요.
제 진짜 이름도요. 이름이 있기나 했다면 말이죠. 전 늘 그게 바로 작가가 되는데 딱 맞는 이유라고 생각했어요.
특히 소설가가 되는데요.
어떤 자격도 없잖아요. 백지 상태니까요. 더 정확히

실제로 작가가 되거나 그렇게 될 씨를 심은 건 따뜻했던1924년 3월 30일 일요일이었다. 마더링 선데일(영국에서는 사순절 넷째 수요일)에 일어난 일이다. 폴 셰일링과 엠마 홉데시와 2주 뒤에 결혼할 예정이다. 그래서 홉데이 가족이 셰링엄 가족에게 점심 소풍을 제안한 것이다.폴 셰일링이 어떤 결혼을 하든 간에, 돈은 노리고 하는 결혼이라는 점이다. 폴과 제이는 본래 육체적으로 즐기는 관계지.책 이야기나 늘어놓는 사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폴은 일깨워 주었다. 업리 저택 서재에 알몸으로 서 있다는 사실이다. 제인은 앞에 있는 선반에서 책을 한 권 꺼내 책장을 펼쳤다.《유괴》라는 책이다. '데이비드 밸푸어의 방랑'지도가 있었다.' 내 모험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라는 말도 있었다.제인은 책을 가슴에 대고 꾹 눌렀다가 제자리에 꽂아 두었다. 아무도 모를 것이다.아무도 그 책에 감춰진 방랑과 모험이야기를 모를 것이다. 아무도 위층 시트에 있는 ' 지도'를 모를 것이다. ​ 2시간 전, 제인은 폴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제인은 들뜨는 마음을 가다듬어야 했다. 가슴이 벅차 올랐다 만끽해 봐 .제인과 폴만의 은밀한 이야기가 시작되고 있었다. 제인을 아흔 살이 될 때까지도 자신을 낮추는 습관을 떨쳐내지 못했다. 폴은 늘 왕자 같은 권위가 있었다. 주도권을 쥐었던 건 폴이었고. 8년 가까이 그렇게 지냈다. 폴은 제인을 마음대로 대했다. 제인이 폴을 그렇게 버릇 들인 것이다. 제인은 폴과 단둘이 업리 저택에 있게 되었다. 폴은 스물 세 살이었다. 숨겨 둔 연인, 숨겨 둔 협력자. 폴은 언젠가 제인에게 그렇게 말했다. "제이,넌 내 친구야. " 제인은 머리가 어질어했다. 열일곱 살이었다. 창녀 노릇이 끝나고 친구가 되었다. 22살 하녀 제인은 페어차일드가 집에서 그의 아들 폴과 나눈 단 하루 단 시간의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벌인 벌거벗은 사랑행위의 기억이다. 이 이야기는 작가가 되거나 그렇게 될 두 번째 요인 이 되었다고 말한다. ​ 커다란 괘종시계가 2시 정각을 알렸다.제인은 폴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제인은 절대 밝히지 않을 것이다. 마치 세상 처음 나온 날처럼 스물 두 살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서 집 안을 돌아다닌 순간 , 전보다 더 제인 페일차일드 가 된 느낌이 들었고, 전과는 다르게 유령 손님이 된 것 같기도 했다고 말이다. 이 세상에 놓인다는 게 , 이를테면 세상으로 바짝 다가간다는게 진정 어떤 의미인지를 느꼈다고 해도 되리라고 말이다.

이런 공식 인터뷰 에서 어찌 말할 수 있겠는가. '전 저택에서 알몸으로 돌아다녔죠. 우리 집도 아니고, 전에 들어간 적도 없는 집 이었고요. 제가 어떻게 그런 행동을 했을까요' 라고 말이다.

그렇다, 보라! 제인은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제인은 예비작가에게 '삶의시작'으로 표현 하라고 권하곤 한다. 제인은 팩스턴 서점의 점원으로 갔다. 하녀가 된 이후 처음 얻은 직장이었다.점원이었을 뿐이었지만 책과 더 친해졌다.

제인 타자기가 너무 낡아 새로 바꿀까, 이거 가질래?

이 순간 바로 그녀가 작가가 된 때라고 할 수 있다. ​ 세 번째 순간이다. ​ 태어날때처럼 하녀시절 3월의 어느 멋진 날처럼

1924년 마더링 선데이였다. 요즘 터무니없이 '어머니의 날' 이라고 부르는 날과는 다른 날이다. 제인은 어머니도 없었다. 제인은 보육원에서 자란 뒤에 하녀로 일을 시작했다. 하녀 라는 직업의 특성상 한 걸음 물러나 내부를 들여다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보니 구경꾼 이 되기 쉽다. 시중들던 사람은 시중을 들고, 시중받던 사람은 삶을 살았다. 가끔은 반대로 되기도 했다. 하인 도 삶을 살았다. 그런데 시중받던 사람을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잘 모르는 듯했다. 그중에는 심각하게 우울한 영혼 도 있었으니까... 제인은 열네 살 때 하인 으로 일을 시작했다. 2년 뒤, 1917년에는 버크셔에 있는 ' 비치우드 저택' 으로 갔다. 니븐 씨 부부가 다시 한번 ' 받아주었다 '고 할 수 있다. 니븐 가족을 아들 둘을 잃어 조촐해졌다. 전쟁 으로 인해 경제적으로 힘들다 보니 원래 데리고 있던 요리사에 임금이 싼 초보 하녀 한 명만 더 쓰려고 했다. 니븐 가족은 고심 끝에 자기들만의 내밀한 이유 로 고아 를 골랐다. 가엾고 불쌍한 고아는 그리 활기 가 없지도, 재간 이 없지도 않았다. 글 도 읽을 줄 알았다. 심지어 제인이 책 을 읽고 싶어 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렇게 낯선 복도 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서 있는 것이야말로 진짜 어리석은 행동이 아닐까 제인을 문득 복도에 멈춰서서 움푹 들어간 그릇 위로 나온 난초 한 송이를 꺼냈다. 아니 뽑았다. 글쎄, 폴이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 제인이 했으리라. 제인은 난초를 꽂고 있으면 잘못을 쉽게 들키리라는 사실을 바로 깨달았다. 원피스에 난초 를 찔러넣고 비치우드 저택으로 돌아간다면 말이다. 제인은 아까 반 크라운을 넣었던 곳에 난초를 쑥 넣었다. 금세 상하고 망가지겠지만, 제인에게 난초 는 그날을 영원히 기억하기 위한 증표 였다. 옷 깊숙한 곳에 숨겨진 난초를 아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모험 이야기지, 탐정 이야기가 아니었다. 소년들책이라는 것이 중요했다. 인터뷰 진행자는 다 농담조로 한 이야기였을 테고, ...,. 제인은 여든 살 먹은 손으로 한때 남자들이 줄이라도 늘어섰던 것처럼 손사래를 치며 답하곤 했다. 삶 자체가 모험일지도 모를 일이다. 그게 모든 책에 숨겨진 뜻이다. '언외의 뜻'일 것이다. 내 모험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 정원 길로 와 " 비치우드 저택에서 업리 저택으로 계속 이어지는 비밀스런 뒷길 은 늘 제인의 머릿속에 남아 있었기에 언제든지 쉽게 지도 를 그릴 수 있었다. 제인은 그토록 완벽한 자유 를, 온갖 가능성 이 쏜살같이 밀려오는 느낌을 말로 설명하기 힘들었다 전국에 있는 하녀 와 요리사 , 그리고 유모 라면 오늘만큼은 ' 자유의 몸 ' 이다. 그러나 이토록 해방된 사람이 제인 말고 또 있을까? 폴 셰링업 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하지만 그 소녀 이야기는 누구에게도, 단 한마디도 꺼내지 않을 것이다. 소녀라고? 제인은 스물두 살 이었다. 치마는 바람에 들춰 올라가고, 음부에는 더치 캡이 들어 있었다.

" 그럼 언제, 그 러니까 어떻게 작가 가 되셨나요? 제인은 이 질문에 답할 만큼 답했다. 사실 매번 다르게 답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 태어난 때부터요 . 태어난 때부터죠, 당연히. " 제인은 70 대나 80 대나 90 대에 이런 질문을 받아도 이렇게 답하곤 했다. 늘 알쏭달쏭했던 출생 이 아주 오랜 미지의 사건처럼 느껴졌다. "전 고아 였어요." "전 아버지나 어머니를 전혀 알지 못했어요
제 진짜 이름 도요. 이름이 있기나 했다면 말이죠. 전 늘 그게 바로 작가 가 되는 데 맞는 이유 라고 생각했어요. 특히 소설가 가 되는데요 어떤 자격도 없잖아요. 백지 상태 니까요. 더 정확히 말하면, 스스로 백지 상태 가 되는 거죠. 아무것도 아닌 사람 말 이에요.
우선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돼야 누군가 가 되는 거 아니겠어요?"

제인의 눈에 특유한 눈빛이 반짝 빛나며 입꼬리에 주름도 자글자글 잡히면 인터뷰 진행자 는 그 모습을 보면서, 그래 그녀는 교활 한 구석이 있다니까. 라고 생각할 것이다. 제인 페어차일드는 연륜 과 술수 가 뛰어난 사람으로 통했다. 하지만 눈빛, 반짝이는 눈빛 만큼은 한결같았다. 얼굴은 주름투성이였는데도 워낙에 반듯 했다.

" 그냥 고아가 아니라, 업둥이 였어요. 못 들어 본 말이죠? 업둥이요. 요즘에 자주 쓰는 말은 아니죠. 18세기 때 쓰던 말 같잖아요. 아니면 동화책에 나오겠네요. 아무튼 전 보육원 계단 에 버려 졌어요. 보따리 같은 데 쌓여 있었겠죠. 보육원에서 절 받아 줬고요. 그 오직 그때만 그런 일이 종종 있었죠. 1901년 엔 말이죠. 다른 세상이었어요.
누구도 삶을 그렇게 시작하고 싶진 않았을 거에요.
하지만 그때는 어떤 면에선 그게 최고 였거든요." 제인의 눈빛이 다시 반짝 빛나는 것이다. "제 성, 페어차일드는 업둥이 아이한테 지어주는 이름이었어요. 보육원 출신 중에는 페어차일드, 굿차일드, 굿바디 같은 성을 가진 사람이 많았아요. 삶을 잘 시작하라 고 그렇게 지어준 것 같아요.
사람들이 가끔 물어봐요. 제가 글을 쓸 때 실명 을 쓰냐고요? 네 그래요. 제 실명이었어요. 제인 페어 차일드. 하지만 필명 이기도 하겠네요.
제인 파운들링 foundling ( 업둥이 ,고아) 이라고 해도 되고요. 사실 잘 어울리지 않나요?" "그럼 제인은요?" "아 제인은 그냥 전부터 있던 여자애들 이름 아닌가요?
어린 여자애들 이름요. 제인 오스틴부터 , 제인 에어에, 제인러셀까지...." 제인은 그렇게 눈빛을 반짝이고, 입술은 꾹 다물고서, 세상에 나올 때부터 이야기를 지어낼 자격 을 타고났다고 넌지시 내비치곤 했다. 언어 가 사물 과 연관 되는 방식 을 향한 깊은 관심 도 타고났다고 말이다. "타고났다고나 할까요? 흠. 농담인 거 아시죠? "

피카소(과천 미술관)

제인은 보육원 에서 기초 교육 을 받았다. 부모가 있는 사람도 그러지 못하던 시절이었다. 제인을 열 네 살 때 상당히 고급 수준 으로 읽기 와 쓰기 실력 을 갖춘 상태로, 얽매일 가족도 없이 , 어쩌면 삶을 향한 열망도 남다른 상태로 하녀 일을 시작했다. 제인은 운이 퍽 좋아서 버림받았다. ​ 제인의 얼굴에 꽃이 피어나듯 미소가 번졌다.

제인은 작가 가 되었다. 아흔여덟 살 까지 살았다. 세계대전을 두 번 겪고, 왕 네 명과 여왕 한 명의 통치 시기를 지나왔다. 빅토리아 여왕 당시 태어났으니. 여왕은 사실 두 명이었다. '태어난 뒤에 잊혔다.' 눈으로>는 제인이 쓴 책 중에 가장 유명했다.

작가가 되는 데 중요한 부분은 삶에서 일어나는 일을 받아들이는 게 아닐까?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인생의 전부다

제인은 100년 가까이 살았으니 배우고, 보고, 쓴 것이 많았다. 그녀는 1900년대를 모두 가졌다. 제인이 살아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대였다. 제인의 얼굴에는 생기가 넘쳤다. 사실 70세, 80세, 90세 시절까지도, 그리 많이 배우고 본 건 아니었다. '하녀 시절', ' 옥스퍼드 시절'. '런던 시절', '도널드와 함께하던 시절 ' 에 말이다.

모두들 자기만의 작고 깊은 구석에서 살지 않는가? ​ 그 시절 내내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니! 이름을 날리던 시절도, 세계를 돌아다니던 시절도, 가 보게 되리라고는 꿈조차 꿔보지 못한 곳에 간 시절도 다 흐릿해지고 말았다. 그게 바로 '일흔 살 제인 페어차일드', '일흔다섯 살 제인 폐어차일드, '여든 살 제인페어차일드'시절이었다. 제인은 1924년 10월, 캐치플레인에 있는 팩스턴 서점의 점원으로 갔다. 그때 책이란 삶에 있어서 꼭 필요한 것 중 하나이자 인생의 반석과 같은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녀가 된 이후 처음 얻은 직장이자, 살면서 처음 스스로 이루어 낸 도약이었다. 결단력, 용기, 필력까지 갖춰야 하는 일이었다. 지원서를 써야했기 때문이다.

제인 페어차일드는 비치우드 저택이나 업리 저택이 그후 어떻게 되었는지 알지 못하게 될 것이다. 다시는 돌아가지 않을 테니까. 어떤 것은, 어떤 장소는, 마음속에서 더 진짜같이 존재하는 법이다.

제인은 팩스턴 씨 밑에서 일했다. 일개 점원일 뿐이었지만, 책과 점점 더 친해졌다. "제인,타자기가 너무 낡아 새로 바꿀까 해. 이거 가질래 ?" 이 순간 바로 그녀가 작가가 된 때라고 할 수 있다. 세 번째 순간이다. 태어날 때처럼, 하녀 시절 어느 3월의 어느 멋진 날처럼.

옥스퍼드에서 보낸 나날, 옥스퍼드 시절! 아 얼마나 좋은 날들이었던가! 제인은 옥스퍼드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옥스퍼드는 교육의 도시였다. 남편 도널드 캠피언을 만난 곳도 옥스퍼드였다. 제인은 도널드와 함께 할 때 늘 폴 셰링엄을 생각했다. 도널드의 삶에 있어서 음울한 농담이란 바로 그가 너무 똑똑하다는 것이다. 도널드는 최고의 암호 해독가였고 전쟁에서 무사히 살아남았다. 마흔여덟에 유명해지다니 《마음의 눈으로 》 덕이었다. 마흔여덟에 유명해지고, 과부가 되었으며, 아이는 없었다. 아직 고아로 사는 삶의 중간만 지났을 뿐이었다.

"사고가 있었다네, 제인. 돌이킬 수 없는 사고야. 폴 셰링엄과 관련이 있다네." "......길에서 사고가 났다네. 자동차 사고였어." 차가 충돌된 뒤 불이 타올라서 신체가 훼손되었을 뿐 아니라 거의 타버리기까지 했으니까.

과천 미술관(모네,르노와르,샤갈)

작가는 소설 속 인물을 창조하는 데 활용할 때쯤, 이런 인물들이 존재한다는 것이 인간과 삶에 있어서 보편적인 진리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제인은 《비밀 요원》을 읽을 때쯤, 작가가 되겠다는 비밀스러운 꿈을 키웠다. 비밀을 품는 게 낯설지 않기도 했다. 조지프 콘래드가 모든 책을 쓸 때, 글 쓰는 법만 배운 게 아니라 , 새로운 언어를 통째로 배웠다는 점이었다. 대단한 일이다. 넘을 수 없는 장벽을 넘어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제인은 어쩌면 그것이 더욱 위대한 일이자 위대한 업적이며, 진정한 모험이라고 생각했다. 제인은 작가가 되었다. 책을 쓰게 되었다. 소설 열아홉권을 쓰게 되었다. '현대 작가'도 되었다.

그것은 언어를 찾는 일이기도 하다. 한 가지 일은 다른 일에 이어질 뿐이며 , 삶에는 절대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 ,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을 충분히 받아들이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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